미래 장 검사의 도구가 될 장내미생물 분석 툴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반도체 공정에서 Wafer에 문제가 생기면 공정 chamber가 오염이 되었는지 확인을 하고 공정 중지 후 고진공 상태로 다시 회복을 시키게 됩니다.
만약 진공도에서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면 잔류 GAS를 분석하는 RGA장비에 연결하여 아주 미세한 잔류 gas를 검출하고 증폭하여 보여주게 됩니다.
공정 gas보다 아주 작은 양의 평소에 보던 것과 다른 gas peak를 보게 되면 이 것을 문제의 원인으로 추정하여 chamber를 열어 원인을 찾습니다.

위의 해결법에는 두 가지 원리가 작용됩니다.
증폭, 아주 작은 신호를 증폭하는 방법으로 signal 전체를 증폭하여 log함수를 적용합니다. 그러면 큰 신호와 작은 신호를 한번에 볼 수 있습니다. 일/십/백/천만 을 1/2/3/4/5 로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많은 수포자들이 고등학교 때 투덜대는 그 log가 맞습니다. 다 쓸 데가 있습니다.
SPC, 빵을 만드는 그 SPC가 아니라 ‘통계적 공정관리’입니다. 처음 본 저 불순물에는 애당초 spec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없었고 ‘보통’과는 다르기 때문에 문제의 원인이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일본에서 개발된 이 품질관리 기법은 간단하면서도 의외로 쓰임새가 많습니다.
(항상 후줄근했던 김대리가 갑자기 화장을 하고 옷을 사기 시작하면 통계적으로 볼 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것입니다. 반드시 맞는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럴 확률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장내미생물을 분석한 NGS Data를 처음 받았을 때 무엇인가 분석을 해보려고 기존의 Bio분석툴로 이런저런 그래프를 만들어보았었지만 도대체 뭐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AiBiotics에서는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하는 그 방법을 적용해보았습니다.

Chamber는 ‘장’이며 다양한 Gas는 ‘microbiome’ 입니다.
1g에 수억마리가 있는 장내미생물에 log함수를 취하여 장벽에 붙어 아주 조금만 검출되는 세균도 그래프로 표현해내었습니다. 그리고 Data가 조금씩 쌓이면서 ‘보통’과는 다른 환자가 가진 특별한 균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스펙은 없지만 분명 ‘다르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제왕절개한 아기는 시트로박터가 확연하게 높게 나타나며, 장염이 있는 환자는 크로스트리디움, 항생제를 먹은 아기는 엔테로박터가 많습니다.
당뇨가 있는 사람은 프리보텔라 코포리가 많고, 아토피가 있는 아기들인 퍼미큐티스나 프로테오의 다양한 균종이 랜덤하게 이상 패턴으로 나타납니다.

다양성이 아주 낮은데 유산균의 농도만 높은 아기는 엄마가 먹는 음식은 대충 먹여도 유산균은 비싼 것을 먹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우리아들이 김치찌개가 최애 음식임에도 프리보텔라가 없고 불가투스균만 많다면 김치는 안먹고 돼지고기만 골라 먹었기 때문입니다.
먹는 건 평범한데 아카만시아가 많은 아저씨라면 등산광입니다.

RGA에서 보던 이상 패턴의 분석을 대입하면 이처럼 다양한 분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스펙이 없어 의료법상의 진단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유의미한 분석이 가능합니다.

2천여건의 데이터를 쌓아보니 저희는 점쟁이와 비슷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는 Spec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식전 혈당 수치를 spec으로 정하고 당뇨를 수치로 진단을 할 수 있는 것도 결국 임상 data가 축적되어 유의미한 수준을 합의로 결정했을 것이기 때문에 많은 환자의 장 미생물 데이터를 모아 유의미한 수준의 data를 만들어야 합니다.

25년 전 의욕 충만했던 반도체 엔지니어가 도입한 RGA는 이제 반도체 공정에서 기본적인 tool이 되었습니다.
장내미생물을 분석하는 우리의 이 tool 역시 기본적인 장 검사 도구가 될 것이라 우리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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