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거미에게 물린 후 거미의 능력을 가지게 된다.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설정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거미에게 물리면 스파이더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독이 약이 되는 상상은 완전히 상상만도 아닌 것이, 아주 많은 경우에 독을 이용한 치료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남부 퀸즐랜드 우림지역의 깔때기그물거미의 독에 노출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숨쉬기 어려워지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지만 이 독에 들어있는 펩타이드가 흑색종이 퍼지는 것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여러 동물에서 발견한 독액 성분이 다양한 질병의 치료제 후보물질로 연구되기도 합니다. 청자고둥 중 일부는 코노톡신이라는 신경마비 독을 가지고 있는데 2004년 미 식품의약국 FDA의 승인을 받은 진통제 지코니타이드(ziconitide)는 이 코노톡신의 하나로 아미노산 25개로 이뤄진 펩티드입니다. 이 지코니타이드는 모르핀 진통제도 듣지 않는 중증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동물의 독을 이용하여 이로운 성분만을 정제하여 약으로 사용하는 기술이 점차 발달하고 있습니다.
동물 독을 이용하던 시절을 지나 마이크로바이옴의 시대에, 이제는 박테리아의 독을 이용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보톡스’ 주사제입니다.
보툴리눔 독소는 Clostridium botulinum에서 추출한 생물학적 독성 단백질입니다.
균 자체는 무척 흔하고, 자체 독성은 없지만 산소가 없는 혐기성 조건에서 발아, 체외 독소를 분비합니다. 주로 물고기 등에서 서식하는 이 균이 만들어내는 독소인 ‘보톡스’는 현재까지 인류가 발견하거나 개발한 모든 독소 중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극독 물질에 속합니다.
보톡스가 성인 남성을 죽이는데 필요한 질량은 단 0.5ng/kg 에 불과합니다. 가루가 묻은 손으로 코나 입을 훑기만 해도 죽는다는 청산가리의 치사량이 0.15g이며, 복어의 독인 테트로도톡신은 300~500ug, 방사능홍차의 재료로 알려진 폴로늄은 대략 10ug이니 보톨리눔 독소가 얼마나 강력한지는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1ml 만으로도 수천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으며, 0.4kg만 있으면 이론상으로 전 인류를 독살할 수도 있어보입니다.
놀랍게도 의학에서는 이 보톡스의 독성을 이용하여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약한 독소인 A형 독소를 사용한다고는 하나, 자체가 맹독이기 때문에 매우 주의하여 다루어야 합니다. 보톡스의 독성을 통해 특정 부위의 근육을 국소마비시켜 외무를 개선시키거나, 비대해진 근육으로 인한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데에 쓰이기도 합니다.
입술을 도톰하게 만들기 위해 미세혈관이 많은 입술이 보톡스를 주입하는 미련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이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많은 기업과 연구소에서 다양한 마이크로바이옴을 연구하고 보톡스 사례와 같은 새로운 약을 찾고 있습니다. 마치 쓰레기 더미에서 보물을 찾는 것처럼…
다양한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치면 또 다른 획기적인 약을 미생물의 분비물에서부터 찾아낼 수 있을 겁니다.
에이아이바이오틱스도 이런 것을 찾고 있습니다. 수천 개의 임상데이터와 장내미생물 분석 데이터는 아직 확실한 증거를 찾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좀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이면 미리 쳐 놓은 덫에 그 정체가 드러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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